시간에 쫓기는 콘크리트 속의 도시 생활이지만 집옆 참나무 밑에서 가끔 공상이며 스윙 연습이며 제자리 높이뛰기며 일광욕을 즐기기 위하여 찾는다. 특히 겨울철은 참나무 사이로 삐지고 들어오는 햇살에 몸을 맡기고 짧은 시간이지만 편안함에 취해 보기도 한다. 우리는 자연에서 생활하면서 중요성을 느끼면서도 소중함을 잊고 지낼 때가 있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 보면 인류가 우수하고 유능한 것 같지만 자연의 원리를 이해하는 순간 고개를 숙여야 할 때가 많다.
이런 자연 원리 중 일부긴 하지만 참나무에서 찾아 본다면 참나무는 씨앗으로 번식하며 건척박 토질에서 군락을 이루며 자라는데 생육이 강하고 활발한 식물 중 한 종이다. 키는 20m 자라며 뿌리는 키와 가지에 비례하여 땅속 깊이와 넓이로 퍼져 영양분은 껍질을 통하여 공급된다. 이렇게 큰 키에 비하여 가지와 잎 및 열매는 작은 편이다. 그리고 잎을 피우는 시간과 지는 시간을 빼면 피어 있는 시간은 짧다. 이 구조가 큰 키를 유지시킨 비결이 아닌지? 만약 그 키에 가지와 잎이 크고 사계절 피어 있다면 어떻게 될까?
열매는 작고 각피까지 입히고 각피를 벗기면 참나무 결과 똑같은 열매가 얼마나 떫은지 먹을 수 없을 정도다. 그리고 너무 높고 가지가 가늘고 열매가 작고 뛰엄뛰엄 있어 딸 수 조차 없다. 그래서 마냥 떨어지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철저히 자기 방어하는 참나무에 그렇게 끈질기게 찾는 이 있으니 바로 龍湖다. 늦 여름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도토리는 오늘까지 떨어지고 있다.
도토리가 떨어 지기 시작한 날부터 참나무 위에는 온갖 새들이 다 모여 아침부터 저녁 늦게 까지 지저귀며 청살피 귀뚜라미가 아래는 사람들이 수시로 들락날락 한다. 그러나 오는 사람마다 빈손으로 가진 않지만 욕심을 채울 정도를 가져가지는 못한다. 그래서 기다리다 못한 사람은 나무를 때리고 차기도 한다. 그래서 보다 못하여 어디 갔다 오는데 느즈막하게 한 50대 아저씨가 마음 먹고 나무 밑으로 가는 것을 보았다. 그래도 가는 구나 하였는데 아닌게 아니라 나무를 차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차지 말라고 이야기 하려고 처다 보는 순간 가고 말았다. 참나무는 외피와 속피로 이루어져 있으며 외피를 통하여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그런데 도토리를 따야 겠다는 오로지 하나의 생각으로 나무를 차고 때리게 되면 외피와 내피에 공극이 만들어지면서 외피가 기능을 잃게 되며 참나무는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게 된다. 조그만한 이익을 위해서 공공연히 이로움을 주는 나무를 죽여서야 되겠는가?
그리고 시간 날때마다 나무를 보호 해 주고 도토리를 줍기도 하는데 처음엔 조금 주었으나 매일 조금식 모으다 보니 한되 정도 주웟다. 주은 토토리는 매일 밥 할 때 3 ~ 5 알식 넣어 먹는다. 맛이 담백하여 잊을 수 없다. 한달을 한결 같이 다니게 하는 깍쟁이 참나무에 이런 매력이 있었다. 키에 비하여 나타내는 부분은 작으면서도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어 나무는 기둥이나 석가레와 숯으로 그리고 껍질은 지붕 또는 담장용으로 사용되고 잎은 거름으로 토토리는 묵 등으로 활용되며 일회용이 아닌 우리 곁에서 오래 오래 이로움을 주는 매력은 어디서도 느끼기 어렵다. 경제도 사업도 재정도 이렇게 크지 않으면서 끊기지 않고 운영되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참나무를 통하여 새삼 느껴 본다. 08.9.27(토요일) 코엔시
